이번 홍콩 여행에서는 가성비 하버뷰 호텔 이비스 홍콩 노스포인트 Ibis Hong Kong Northpoint에 묶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가성비와 입지인데, 항상 스치기만 했던 노스포인트 지역을 좀 더 들여다볼 수 있어 기대 이상 즐거웠다. 이비스 센트럴 앤 셩완이랑 헷갈려서 실수로 예약한 사람들의 후기만 있는 이비스 노스포인트, 직접 가서 확인해 봤다.
허허, 이비스 노스포인트를 예약한 이유는 말이야
꼭 홍콩섬에서 묶고 싶었다. 홍콩관광청의 무료 항공권 이벤트인 월드오브위너스 행사에 응모하여 홍콩항공을 저렴한 가격에 득템 하여 떠나는 급여행, 내 기준 여행 기간이 매우 짧기 때문에(5박 6일) 이동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호텔 위치가 중요했는데, 예산은 아주 아주 아주 소박했다. 친구와 홍콩섬 내, 어느 정도 청결하고, 만원이라도 싼 호텔을 예약하기로 합의했다. 그래서 다다른 곳, 바로 이비스 노스포인트 트윈룸도 아닌 더블룸이었다.
기대 없이 가면 장점이 참 많은 호텔
홍콩 하버뷰 호텔 + 아코르 멤버십 리워드 가능
이비스 노스포인트는 장점이 많은 호텔이다. 최대 미덕은 저렴하지만 하버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웬만하면 하버뷰에 배정된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하버뷰였다. 사이뷰라도 꽤 트여 있어서 챙겨간 에어로프레스로 커피 한 잔 내려먹으니 만다린 오리엔탈 홍콩이 부럽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객실 건너편은 하버뷰가 아닐 테고 내가 묶을 때 객실이 거의 차 있었으니 꼭 하버뷰에 배정된다는 보장은 없으니 큰 기대는 말자. 기대 없이 가면 우리처럼 더 기뻐질 수 있다.
또 다른 장점은 아코르 호텔 멤버십 적립이 된다는 점. 곧 치앙마이로 일 년 살기를 가는데 고양이를 데려가기 때문에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이비스 님만 저니허브에 일주일 예약을 걸어둔 상태. 그래서 여기 머물면서 아코르 멤버십을 채우면 좋을 것 같았다. 또, 대부분의 이비스호텔이 반려동물 동반 가능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주 이용할 것 같아서이기도 했다.
센트럴부터 공항까지 사통팔달 노스포인트
호텔 들락날락 이 가능한 센트럴, 셩완, 코스웨이베이의 꿀입지와 비교할 순 없지만, 노스포인트만의 입지적 장점이 뚜렷하다. 첫째, 대중교통이 편리하다. MTR 아일랜드 라인, 정관오 라인이 교차하고, 홍콩섬을 지나는 대부분의 트램, 버스가 노스포인트를 향하고 있거나 지나가서 어디든 이동이 편리하다. 홍함, 쿤통 페리터미널로 가는 노스포인트 페리터미널도 1분 컷인데 단기 여행자들이 이 루트를 이용일은 잘 없지만, 여유 있는 날 페리 타고 잠시 건너갔다 오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공항 이동도 편리하다. 공항버스 A11번, A12번 등 공항버스로 환승 없이 오고 갈 수 있다. 포스팅을 작성하는 2023년 6월 26일 현재까지 홍콩의 공항철도인 AEL(Airport Express Line)의 구룡역, 홍콩역에서 호텔까지 연결해 주는 무료 셔틀이 운영되지 않는 상태다. 물론 여전히 AEL이 빠르겠지만 나는 캐리어 들고 갈아타는 것보다는 그냥 버스에서 엉덩이 붙이고 쭉 가는 걸 선호한다. 특히 이른 아침 출발 비행기는 어차피 택시나 우버 혹은 나이트 버스를 타야 한다. AEL 홍콩역 기준 첫차 시각이 6시 35분이라 입국 수속 등 시간이 모자랄 수 있다. 나도 홍콩 항공 8시 15분 비행기라 새벽 4시 50분에 호텔에서 1분 거리인 노스포인트 페리 피어 버스 정류장에서 나이트버스 NA11번을 탔다. 종점이라 처음엔 우리밖에 없었지만 이내 자리가 차더니, 포트리스힐 MTR 역 즈음에는 만석에 캐리어 자리도 다 차서 많은 사람들이 캐리어를 부여잡고 서서 긴 시간을 버텨야 했다.
얼떨결에 덕싱호 에그롤, 이긍기 에그와플 득템 확률 업
덕싱호(Duck Shing Ho, 德成號) 에그롤과 이긍기 에그와플(Lee Keung Kee Egg Waffles, 利強記北角雞蛋仔)이 코앞에 있다는 점도 특장점이다. 늦잠자느라 전설의 에그롤 덕싱호를 득템하지 못했지만 매일 한번은 셔터가 내려진 덕싱호를 지나치면서 다음에 한번 도전해봐야겠군 다짐했다. 매일 판매하지는 않고 일반 판매가 가능한 날을 종이에 적어 닫힌 가게 셔터에 붙여두는데, 내가 지나갈 때는 목, 금, 토라고 적혀 있었다. 인터넷에 보면 금, 토, 일도 있는 걸 보니 매번은 아니더라도 한번씩 판매 요일이 바뀔 수 있으니 인근에 머물면서 오며가며 확인하면 득템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사실 팬데믹 이전에는 아예 일년치가 솔드아웃 되는 등 이마저도 넘사벽이었는데 아직 홍콩 여행객이 덜한 편이라 도전해볼만하다. 물론 나는 759 스토어나 웰컴 슈퍼의 에그롤에도 너무 만족하고, 질보다는 양이라 미련없이 늦잠을 잤다.
이밖에도 마미 팬케이크와 함께 홍콩 에그와플 맛집으로 알려진 이긍기 에그와플이 또 바로 앞이라 오다가다 몇 번 사먹었다. 오전 7시부터 문을 열지만 그전에는 아침 거리를 팔고, 에그와플은 오전 11시부터 판매한다. (옥토퍼스 카드 결제 가능) 몇 년 전에는 일부러 찾아와서 사 먹기도 했는데, 마미 팬케이크의 바삭함보다는 모자라지만 계란맛이 더 진해 특유의 매력이 있다. 덕싱호 에그롤 구입 도전을 오전에 마치고 페리터미널 앞 스타벅스 테라스에서 커피 한 잔하고 11시쯤 에그와플 하나 테이크아웃하는 코스도 괜찮을 것 같다. 그런데 내 원픽은 마미팬케이크다. ㅎㅎㅎ
로컬들의 평범한 아침을 엿보고 싶다면
이비스 노스포인트 일대는 땅값 비싼 홍콩섬 내에서 그나마 가성비있는 로컬 거주지로 알려져 있다. 길 건너 하얏트 센트릭 빅토리아 하버 홍콩과 하버 노스 페이즈(Harbour North Phase)라는 쇼핑몰이 딸린 주상복합 건물이 있고 그 바로 앞이 페리터미널과 바다가 펼쳐져 있다. 말그대로 바다 1분 컷, 오전에 쇼핑몰 1층 스타벅스 테라스에 나가 앉아 있으면 동네 분들이 삼삼오오 모여 태극권을 하고 산책하는 모습 등 관광지와는 홍콩 로컬들의 평범한 아침을 엿볼 수 있다.
기대하고 가면 세상에 이럴수가, 단점 정리
홍콩 이비스 노스포인트의 단점은 첫째도 시설, 둘째도 시설, 셋째도 시설이다. 이비스 센트럴 앤 셩완은 안가봐서 모르겠지만 소문을 듣자하니 많이 차이가 나는 듯. 일단 이 구글 리뷰 속 사진처럼 더블룸은 현관에서 바닥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매우매우매우 좁다. (참 사진을 찍고 싶지 않았나보다, 아무리 휴대폰을 뒤져도 방 전체 사진이 없음 ㅎㅎㅎ)나는 홍콩에서 나름 가성비 있는 호텔만 골라가는 편인데도 이렇게 좁은 방은 살면서 처음, 바로 든 생각은 역시 홍콩섬은 비싼구나였다.(코스웨이베이 친구집 빼고 홍콩섬 숙박이 처음임) 두명이 들어가는 고시원이라고 나를 세뇌시키고 가면 생각보다 넓다는 느낌을 받을지도. 그래도 하버뷰라서 탈출하고 싶은 정도는 아니었다.
낡은 것도 문제, 츈완 인근의 로열뷰 호텔도 노후한 시설이었지만 컨셉이 중후하고 이비스 노스포인트의 두배가 넘을 정도로 컸기 때문에 괜찮았다. 하지만 이비스 특유의 신상이었을 때는 발랄했을 디자인이 노후화하니 약간 구소련 느낌이 되었다. 뭐 오래 지낼 곳이 아니라 큰 상관은 없지만 이 노후한 디자인 때문에 청소해도 티가 안나는 느낌? 처음 체크인했을 땐 더러울까봐 흐린 눈으로 안절부절 못했는데 적응은 된다. 그리고 이비스 계열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깨끗하고, 하우스키핑 팀이 청소에 약간 진심이다. 복도에서 만나기라도 하면 너희 청소 안하냐고 은근히 친절하게 압박하고, 안되면 쓰레기라도 좀 비우고 수건이라고 갈자고 괴롭히시는 스타일이다. 참, 침대는 깨끗하고 편했다. 단, 나는 단단한 침대를 선호하는 편이다. 추가로 엘리베이터가 2대 뿐이라 붐비고, 아주 느린 편이다. 엘리베이터 층고가 높아서 계기판을 바라보다 보면 느린데 더 느리게 느껴지니 주의가 필요하다.
기본 시설 정보
객실에 있어요!
변환 플러그, 드라이기, 냉장고, 오래된 벽걸이 TV, 금고, 커피포트, 머그컵 2개, 샴푸-바디샤워 올인원, 비누, 큰 타월 2개, 발수건 1개, 물 2병, 일회용 슬리퍼, 일회용 칫솔, 치약 세트(모텔 스타일), 메모지, 볼펜, 전화기, 에어컨 용 추가 카드키, 책상, 의자, 침대
객실에 없어요!
린스, 커피/차, 쇼파
특이사항
24시간 체크인/체크아웃 가능(새벽 체크아웃 시 1층 로비의 상자에 카드키만 넣고 가면 됨)
오래된 벽걸이 tv 있음. 추가로 카드가 꽂혀 있기 때문에 외출 시에도 에어콘 상시 가동 가능.
총평, 이런 사람은 가라
나는 1-2인 가성비 홍콩 여행으로, 3-5일 사이 단기 체류로 빡빡한 일정의 컨셉이라면 무조건 다시 묶을 것이다. 나는 호캉스를 즐기는 타입이 아니고 내 기준 장점이 단점을 커버할 만큼 크기 때문에 충분했다. 단, 아이 동반 여행이거나, 동행이 청결도, 인테리어를 중시하면 예약하지 않을 것이다. 그 경우 5만~10만원 정도 더 투자하여 좀 더 넓고 시설 좋은 구룡 지역의 호텔을 예약하거나, 꼭 홍콩섬에 머물어야 한다면 홍콩 이비스 셩완 앤 센트럴아이클럽 계열 등 비슷한 사이즈의 더 입지 좋고 깔끔한 호텔을 선택할 것이다. (단, 홍콩섬의 악명높은 라마다 그랜드뷰, 라마다 하버뷰 호텔 등 라마다 계열 호텔은 무조건 제외. 팬데믹 시절 2주 격리 호텔을 고르며 홍콩의 모든 호텔을 샅샅이 훝으며 얻은 본능적인 노하우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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