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마이 일 년 살기를 위한 반려동물 검역 대장정, 그 끝이 보인다. 나는 이미 치앙마이에 잘 도착해 호텔을 거쳐 콘도 이사까지 완료한 상태다. 그 말인즉슨 치앙마이에 고양이 혹은 강아지를 데려올 예정이라면 이대로만 따라 하면 된다는 뜻. 1편에서 중화 항체가 검사까지 완료했다면 한국 출국과 치앙마이 입국까지 신중하게 마무리하면 된다. 생각보다 쉽다!
2편에 들어가기에 앞서
반려동물 검역 준비를 시작할 때 모두 복잡하고 헷갈리기만 해서 네이버의 아이러브 태국 카페에서 질문을 많이 했다. 그때 한분이 "충분히 할 만하니 걱정 말라"는 댓글을 달아주셨었다. 그땐 응원으로 생각했는데 모든 절차를 잘 마무리하고 돌아보니 실제로 충분히 "할 만한" 과정이었다. 겁내지 말고 꼼꼼히 일정과 서류를 잘 챙기면 반려동물 운송 전문 에이전시나 병원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어려울 것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태국 검역은 과정이 까다롭지 않아서 해 볼 만하다. 이전 포스팅을 읽지 않았다면 태국 치앙마이 일 년 살기 반려동물 검역 직접 준비 1편 포스팅으로 들어가 처음부터 차근차근 충분히 기간을 두고 시작하자. 이제 남은 단계는 아래와 같다.
7단계, 출발 전 검역
8단계, 출국9단계, 치앙마이 도착 비행기에서
9단계, 입국 검역, 치앙마이 공항 탈출
7단계, 출발 전 검역
출발 전 검역의 핵심은 원본서류들을 잘 챙겨가는 것이다. 1편에서도 말했지만 치앙마이 공항은 입국 전 사전 수입허가서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태국 국립축산국에 수입허가서를 받기 위해 제출한 예방접종 및 건강 증명서의 유효기간이 10일이라는 점. 여유 있게 수입허가서를 받아놓으면 출국할 때쯤이면 유효기간이 만료된다. 그래서 대한항공이라 터미널 2에 위치한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담당자에게 문의했더니 출국에 맞춰 예방접종 및 건강증명서를 새로 발급받아 가져오면 된다는 답을 얻었다. 출국 이틀 전 동물병원에서 재발급받고, 스펠링과 날짜, 접종 일련번호 등 틀린 부분이 없는지 다시 꼼꼼히 확인했다.
인천공항 제 2여객 터미널의 검역소 즉 검역증명서 교부장소는 2층에 위치해 있다. 출국층은 3층이라 D와 E 카운터 사이에 위치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내려가면 된다. 2층의 종합정부행정센터의 검역/출국신고센터로 가면 되는데 표시가 잘 되어 있어 찾아가기 쉽다. (고양이와 헐레벌떡 다니느라 사진을 못 찍었다 ㅠㅠ) 여객터미널 별 센터 위치와 전화번호, 절차는 인천공항 홈페이지 검역 안내에도 자세하게 안내되어 있다.
검역소 접수 창구에 내 비자 서류와 e-ticket / 태국 수입허가서 출력본 / 예방 접종 및 건강증명서 원본 등을 파일을 보여드렸더니 수입허가서, 증명서 등 필요한 서류를 알아서 꺼내가셨고, 신용카드로 수수료 10,000원을 결제했다. 고양이의 마이크로칩도 스캔하는데, 꺼내지 않아도 되고 이동장 윗 문만 열면 알아서 진행해 주신다. 이러면 모든 검역 절차는 끝, 두 장의 검역증명서를 발급해 주는데 한 장은 원본 Original, 다른 한 장은 복사본 Duplicate이다. 이제 서류를 잘 챙겨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로 출발!
8단계, 출국
나는 대한항공을 이용했는데, 반려동물 탑승 수속은 C카운터에서만 진행한다. 검역소 점심시간(오후 12시)에 맞춰 가느라 꽤 일찍 도착했지만 체크인이 가능했다. 마찬가지로 체크인 카운터에서 출국 서류를 정리한 파일을 보여드렸고, 검역증명서 2부 중 사본 Duplicate를 가져가셨다. 예방 접종 및 건강증명서 원본도 함께 봤지만 가져가지는 않았고, 추가로 카피를 하셨는지는 모르겠다. 체크인카운터 직원분이 알아서 잘해주시겠지만 되도록 모든 서류의 원본은 내가 잘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치앙마이에 도착했을 때 모두 확인하기 때문에 원본은 꼭 돌려받아야 한다. 모든 확인이 마무리되면 수화물을 붙이고, 기내로 갈 이동장에 핑크색 반려동물 전용 태그와 안내문을 달아주신다.
나는 반려동물 요금을 미리 결제하지 않았기 때문에 영수증을 받아 안내해 주신 데스크로 이동해 추가로 225,000원을 결제하고 나서야 탑승권을 받을 수 있었다. 참, 이동장 무게는 따로 재지 않았다. 하지만 혹시 모르니 가방 사이즈든 고양이 몸무게든 조절해서 기내 7kg 무게제한은 맞추는 것이 좋다. 만약 빡빡하게 체크하면 말 못 하는 고양이가 고생이니. 나는 최대한 가방 무게를 줄이느라 5.5kg 중형고양이지만 아이리스 코리아라의 소형 이동가방을 구매했는데, 생각보다 답답해하지 않았고, 확장이 되기 때문에 오히려 넉넉한 느낌이었다. 자세한 사이즈는 이전 대한항공 반려동물 동반좌석 좌석 예약하기 포스팅 최하단을 확인하면 된다.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검역소에서 고양이를 이동장에서 꺼낼 필요가 없다고 해서 안도하고 있었는데, 끝이 아니었다. 출국 심사 보안 검색대에서는 고양이를 꺼내서 안고 통과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이동장에 들어가는 것도, 나오는 것도 극혐 하는 우리 똥 고양이라 너무 긴장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어찌어찌 끌어내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고 나니 이동장이 마치 그리운 고향집인 듯 뛰어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허허허 고양이가 겁을 먹으면 원수 같은 이동장도 홈 스위트 홈이 되는구나.
고난은 끝나지 않았다. 홀로 미친 사람처럼 허겁지겁 검역이며 출국 수속이며 마치고 나니 우리은행 환전 주머니에 신청해 두었던 태국 바트를 찾아오지 않았다. 수속에 혼을 뺏겨 찾지 않고 돌진한 것. 일단 면세 구역에 들어오면 현금으로만 환전이 가능하고, ATM은 설치되어 있지 않다.(법률 상 그렇다고 한다. 이번에 처음 알았다.) 요즘 우리은행 EXK 카드며, 토스 GLN이며 사실 굳이 환전해가지 않아도 되지만 문제는 입국 심사대를 통과하기 전에 치앙마이 검역소에서 수수료를 현금으로 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되겠지 하긴 했지만 걱정은 멈추지 못한 채 태국 돈 한 푼 없이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은 너무 편안했다. 탑승객이 많지 않다며 천사같은 승무원 분들이 맨 뒷자리 2 열석에 홀로 앉을 수 있게 해 주셔서 나도 똥고양이도 너무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겁 많은 고양이라 오히려 끽소리 없이 있었고, 이륙 후에는 이동장 채로 무릎에 얹어 옷을 덮고 품으며 왔다. 심지어 지퍼 틈으로 츄르도 먹음. 아무리 무서워도 배는 고팠나 보다.
9단계, 입국 검역
일반적인 입국 심사를 마치고 수화물을 찾으러 가는 길, 저 멀리 누군가가 나를 향해 손짓하고 있었다. 바로 치앙마이 검역소 스태프 분이었다. 그날 반려동물 입국은 나 하나였는지, 이동장을 들고 낑낑거리는 나를 발견하신 것. 검역소는 운영 시간은 오후 4시 30분까지지만 사전 수입 허가서를 마치면 시간에 맞춰 대기하고 계시니 비행기 시간이 늦은 시각이라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치앙마이 공항이 워낙 작기 때문에 손 흔들지 않으셨어도 바로 발견할 정도로 모두 눈앞에 있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가면 오른쪽에 수화물 벨트가 있고, 정면에 Animal Quarantine이라고 쓰여 있는 작은 오피스를 발견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나의 파일책을 보여드렸더니 한국에서 발급받은 검역증명서 원본 Original과 예방 접종 및 건강증명서 원본을 가져가셨고, 마이크로칩을 스캔하는 절차를 거쳤다. 그리고는 아래 사진과 같은 영수증과 서류 두 뭉치를 주시며 하나는 내가 보관하고 하나는 입국대를 통과할 때 세관 Custom에 주라고 하셨다. (참고로 사무실 바로 옆이 세관 검색대다 ㅎㅎ)
수수료는 510바트, 앞서 말했듯 나는 태국 바트가 하나도 없었다. 사정을 말했더니 QR이 된다고 하시다가 혹시나 걱정되셨는지 나를 입국 게이트 밖에서 현금 인출을 하고 돌아올 수 있게 해 주셨다. 물론 직원 도움 없이는 절대 입국 게이트를 나갔다 다시 돌아올 수 없으니 무작정 나가는 시도는 금물. 경비원에 말하고 직원과 함께 나가 크룽스리 뱅크 ATM에서 exk카드로 인출할 수 있었다. 검역소 직원들은 매우 따뜻하고, 친절하셨다. 그렇게 모든 검역을 마치고 세관에 서류를 제출하고 입국 심사대를 통과, 마침내 우리 똥 고양이는 모든 고된 여정을 마쳤다. 택시를 타고 날아가 반려동물 동반 호텔인 이비스 치앙마이 님만 저니허브에 체크인해 일주일을 보내었고, 우여곡절 끝에 고양이, 강아지를 받아주는 귀한 콘도를 구해 이사를 마쳤다. 아, 해피엔딩이다.
똥 고양이와 함께 치앙마이 일 년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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