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에어비앤비를 연장하려고 했지만 예약이 차 있어서 그 기간 동안 코사멧에 다녀오기로 결정했다. 코사멧은 라용에 가서 배를 타면 되는데, 급 여행이라 방이 없어서(물론 비싼 방은 많지만 우리는 가난한 여행자) 코사멧 선착장이 인근의 오하나 리조트 라용를 찾았다. 저렴해서 예약했는데 어머 웬일, 고요하고 평화롭던 이곳을 잊지 못해 우리는 코사멧에서 하루 만에 탈출한다. (오하나로 돌아오고 싶었지만 가격이 너무 올라 있어서 방콕으로 돈 피해 흥 피해 도망감)
오만 원에서 오르락내리락 평화로운 가성비 감성 리조트
우리는 가장 저렴한 디럭스 코티지를 예약했다. 조식 포함 하루 오만 원도 하지 않았고, 지금도 조식 포함 오만 원에서 왔다 갔다 하는 중인 것 같다. 한창 멋 부릴 때라 쿨하게 실내 사진은 찍지 않았다. 디럭스 코티지는 프레임 없이 매트리스가 있고 냉장고 전기 주전자 등 필요한 것들은 다 구비되어 있다. 조식도 토스트와 간단한 햄, 계란 요리 등이 제공되는데 정갈하고 든든했다. 참 화장실은 문이 아니라 하얀 커튼으로 입구를 가려 놓았기 때문에 애매하게 친한 사이는 피하는 것이 좋을 수도.
아래 첨부한 아고다 판매 사이트의 객실 사진과 거의 비슷하지만 조금 더 낡은 감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각 객실이 거의 독채이거나 독채나 다름없이 바로 정원과 연결되어 있어 프라이빗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벌레들이 습격할 수 있고, 호텔 수준으로 티 없이 깔끔한 곳은 아니다. 직원들이 워낙 친절해서 청소나 필요한 것을 요청하면 항상 웃으며 처리해 주었다. 정리하자면 세월의 흔적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정갈하게 관리하려고 노력하는 감성 스타일의 숙소다.
이거면 충분해, 타일랜드 브라이튼 서타일 바다
우리는 4박이나 했지만 보통 코사멧 들어가기 전 하루 정도 묶는 듯했다. 리조트에서 조금만 걸어 나가면 비치 느낌은 아니고 영국으로 치면 브라이튼 정도의 해변이 있다. 아니면 흐린 날씨 탓에 우리가 못 알아본 것일 수도 있다. 모래사장 걸으며 산책하기 좋았고, 구글에 의하면 매우 유명한 해산물 레스토랑이 해변에 있다. 지금 돌아보면 가격도 비싸지 않았는데 런던 물가는 이미 잊은 지 오래고 초저렴한 치앙마이 물가에 익숙해진 우리에게는 조금 놀라운 가격이었다. 결론은 비싸지 않다. 물론 비싸다 육지보다는, 아니 치앙마이 보다는.
리조트에서 나와 바다 반대쪽으로 가면 시골 풍경이 펼쳐진다. 인근에 바다 말고 아무것도 없어서 세븐일레븐이 궁했던 우리는 그나마 구멍가게가 있다는 방향으로 길을 틀었고 예상치 못한 즐거운 산책을 하게 된다. 특별히 아름다운 풍경이라기보다는 한적한 태국 바닷가 동네 구경을 할 수 있어 좋았다. 인적 없는 캐릭터 리조트도 있고, 낡고 녹슨 철탑, 녹차라테 한껏 머금은 연꽃 구경도 했다. 기대 없이 걷다 보니 구석구석 다 예뻐 보였다. 역시 마음먹기 나름이여. 그러고 보니 이 리조트도 시골 할머니집 바이브다.
평화로운 수영장으로도 충분해
앞바다가 해변 바이브가 아니라고 실망하기엔 이르다. 우리는 이곳 수영장을 너무너무너무 사랑했다. 비수기라 리조트 전체에 거의 우리밖에 없었기 때문에 더 즐거웠을지도 모른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고요한 수영장을 전세 내며 웃고 떠드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러니 흥 많은 인싸들 다 모인 코사멧 해변에서 도망칠 수밖에.
이런 사람 이런 여행이라면
- 코사멧 들어가기 전 평화로운 곳에 머물고 싶다
- 바닷가 가성비 좋은 리조트를 찾는다면
- 주머니는 가볍지만 리조트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면
- 호텔식 청결보다는 감성!
- 청결에 왕 민감하지는 않다!
- 아이와 놀기 좋은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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