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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치앙마이 숙소 추천 Hidden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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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숙소를 찾아 헤매다 에어비앤비에서 Hidden Space를 발견했다. 결국 런던에서 취업하지 못했고, (사실 전공 특성상 기대도 하지 않았다.) 지금도 프리랜서로 함께 일하는 룸메이트와 나는 각자의 나라로 바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중국 식당에서 벌어둔 돈을 박박 긁어 따뜻한 나라에서 유유자적하자며 찾아간 곳, 태국 치앙마이였다.

 

왓우몽 골목 끝자락, 이름처럼 숨어있던 히든 스페이스

아이맥에 이민가방까지 이고 지고 치앙마이에 도착한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 호스트 Nutth, 그의 차를 타고 도착한 히든스페이스는 이름처럼 왓우몽 인근 골목 끝자락에 숨어 있었다. 오래된 곡물 창고(Rice Barn)를 개조하여 안쪽 별채는 호스트와 어머니가 사용하고, 입구의 본채 2층에 객실 두 개, 1층에는 주방 겸 공용 휴식 공간과 호스트의 작업실이 자리하고 있다. 건물 입구만 공유할 뿐 각 객실은 다른 계단을 사용하고 개별 정자가 딸려 있어서 가깝긴 하지만 독채나 다름없다. 게을러터진 우리는 정자에서 멍 때리면서 동네 고양이 대접하고, 그림 그리며 시간을 보냈다. 다른 예약이 있어서 중간중간 다른 지역을 여행 갔다 큰 객실과 작은 객실이 빌 때마다 연장하며 총 두 달을 머물렀다.

 

개인 정자 파티오 히든 스페이스 치앙마이 반캉왓 왓우몽
안쪽 큰 객실 연결된 개인 정자 혹은 파티오, 건너편의 정자는 작은 객실에 딸린 개인 정자로 해먹이 있다

 

작은 객실에 딸린 정자, 1층에도 작은 테이블이 있어 그랩을 기다리곤 했다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1층 공용 주방 옆에 넓은 식탁이 있는 휴식 공간이 있다.

 

치앙마이 할머니집, 히든 스페이스

히든 스페이스는 숨어있지만 열려있다. 밖에서 바라보면 그냥 회벽돌을 올려 지은 2층집처럼 보인다. 하지만 입구 들어서자마자 회벽돌 뒤로 꽁꽁 숨겨 있던 비밀의 정원을 만나게 된다. 사진 똥 손이라 처음 그곳에 들어섰던 순간을 찍어놓은 마음 속 사진을 보여줄 수 없어 너무 슬프다. 리조트처럼 큰 정원은 아니지만 집과 집 사이로 둘러싸여 숨어 있는 공간을 온갖 풀과 꽃이 정성스럽게 피어있고, 동네 고양이 형들이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주무시고 또 혈투도 벌이신다.

 

 

 

 

모기장과 창살, 커튼이 설치되어 있고, 골목 커뮤니티가 발달해 있어 안전하지만, 객실 내 모든 창문과 문에 유리가 없다. 또, 사진처럼 문 아래가 저렇게 뚫려 있다. 밤이면 고요한 가운데 풀벌레 소리, 새소리 ASMR을 들으며 잠들었고, 가끔 옆집 아기가 울긴 했지만 시골 할머니 집에서 보내는 여름밤처럼 대체로 고요하고 은은한  밤을 보내곤 했다. 반대로 아침이면 왓우몽에 서식하는 치킨 형님들 노랫소리 때문에 예민한 사람이라면 자주 꺨 수도 있다. 참고로 뻥 뚫려있지만 운이 좋았던 건지 두 달 동안 객실에서 벌레나 동식물을 마주친 적은 없다.

태국 치앙마이 숙소 추천 hidden space 반캉왓 왓우몽
1층에서 올려다본 큰 객실에 딸린 정자, 그림 그리고 고양이 대접하며 멍 때리기 좋은 곳

 

태국 치앙마이 숙소 추천 hidden space 반캉왓 왓우몽 고양이
고양이 형님들 야외 침실, 작은 객실 전용 계단 앞 벤치

 

치앙마이 고양이 수텝 반캉왓 왓우몽
저 형님은 동네 깡페 고양이 주인도 아닌데 호스트에게만 배를 보여주었다

 

태국 치앙마이 숙소 추천 hidden space 반캉왓 왓우몽
객실의 창과 창문은 모기장과 창살, 커튼이 있지만 사진처럼 유리없이 뚫려 있다

 

치앙마이 골목 끝에서 먹고살기

히든 스페이스는 왓우몽, 나카마 카페, 카페 No.39, 아디락 피자, 반캉왓 빌리지, 치앙마이 대학교 후문 일대를 가리키는 랑머 지역에 인접해 있다. 왓우몽 사원 Wat Umong은 길 하나 건너서 5분만 올라가면 되고,  버블티로 유명한 나카마 카페 nakama cafe, 카페 안의 옥색 호수로 유명한 No.39 Cafe, 이탈리아 뺨치는 화덕피자 아디락 피자 Adirak Pizza 순서대로 점점 멀어지긴 하지만 의지가 있다면 도보로 충분히 가능하다.(물론 치앙마이 모든 곳이 그렇듯 최고의 산책길은 아님)

 

어느 날은 정자에서 멍만 때리는 우리가 굶을까 봐 호스트 Nutth이 치앙마이에서 제일 맛있는 Lankinsen 팟타이를 포장해 준 적이 있다. 우리 인생 팟타이인데 동네순이인 우리는 항상 이 가게에 가서 팟타이, 굴전, 로티를 먹고 배 두드리며 돌아오곤 했다. 당시 란킨센은 왓우몽에 더 가까웠는데 지금은 반캉왓 앞으로 위치를 옮겼다. 눅진한 로컬의 맛이라기보다는 다양한 메뉴를 맛깔나고 정갈하게 요리하는 곳이다. 특히 느끼하지도 너무 달지도 않게 간이 딱 맞는 팟타이가 정말 최고. 한국 사람들이 정말 좋아할 만한 곳, 실패없을 만한 식당이다.  히든 스페이스는 반캉왓 빌리지도 도보 가능한 거리다. 하지만 그랩이 안 잡히거나 하는 게 아니라면 굳이 걸어갈 필요는 없다. 치앙마이는 걷기 좋은 도시는 아니다. 그래서 짧은 거리라도 오토바이든 차든 타는 게 좋다. 반캉왓 지역에 맛집이 구석구석 숨어 있지만, 님만해민이나 랑머, 나머처럼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가 아니라서 온갖 식당이 있고, 과일 노점이 있는 지역은 아니다.

 

반캉왓, 왓우몽 인근 팟타이 맛집 Lankinsen 위치 및 리뷰 확인하기

 

Lankinsen · 11 Suthep, เมือง Chiang Mai 50200 태국

★★★★★ · 점심 식당

www.google.com

태국 치앙마이 숙소 추천 hidden space 반캉왓 왓우몽 팟타이
호스트가 사다 준 깜짝 마이페이보릿 란킨센 Lankinsen 팟타이

 

히든 스페이스는 골목을 나와 길 건너면 바로 세븐일레븐(7/11) 편의점이 있는 나름 슬세권이다. 숙소에서 3분 정도 걸어 나오면 왓우몽 가는 큰길에 있다. 간단한 간식을 파는 부식가게도 바로 옆집이다. 나는 워낙 집순이들이라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치앙마이 대학교의 로열 프로젝트 샵에 그랩 타고 가서 과일이나 주스, 필터 커피 등을 사 쟁여 놓고, 한 번씩 야시장 순회할 때 먹고 싶은 걸 먹어도 충분했다. 

 

숙소에서 멍 때리면서도 굶어 죽지 않은 비결은 골목 안 작은 밥집이었다. 치앙마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밥을 사 먹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호스트 Nutth을 비롯해서 골목 안 사람들 대부분 쾌활한 마마네 밥집에서 식사를 해결했고, 우리도 자연스럽게 단골이 되었다.  푸팟퐁 커리처럼 특별한 요리가 아니라 밥에 곁들여 먹는 가정식이 주 메뉴. 까오똠, 팟카파우 무쌉, 똠양꿍 등 돼지고기, 닭고기, 소시지, 순두부 등을 재료로 간단하게 밥, 누들과 먹을 수 있는 메뉴들을 판매한다. 똠양꿍도 빨간 국물이 아니라 맑고 순한 국물로 만들어 주셨다. 특별한 메뉴를 먹어보겠냐고 할 때도 있고, 재료가 있다면 부탁한 메뉴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쏨땀은 팔지 않지만 너무 먹고 싶을 때 마마에게 부탁하면 파파야가 없으면 오이로라도 만들어 주시곤 했다. 사진 속 귤 의자에 앉아서 화창한 골목 끝을 바라보거나 고양이 형님들 장난치는 모습을 볼 때 참 행복했다. 복잡하고 비싼 런던에서 막 도망 와서였을까. 슬프지만 최근 Nutth을 만나 팬데믹을 이기지 못하고 마마네 밥집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ㅠㅠ

 

태국 치앙마이 숙소 추천 hidden space 반캉왓 왓우몽
마마네 밥집, 골목 안 구내 식당이라고 할 수 있다

 

태국 치앙마이 숙소 추천 hidden space 반캉왓 왓우몽
저 골목을 따라가면 작은 부식가게, 코인 세탁기들이 있고 그 끝에 숙소가 숨어 있다

 

어쨌든 나의 치앙마이 원픽

사실 가성비와 편리가 우선이라면 히든 스페이스가 최고의 선택은 아니다. 알려진 것처럼 치앙마이에는 편리하고 저렴한 콘도가 많고 배낭여행이라면 더 저렴한 호스텔도 찾을 수도 있다. 나도 치앙마이에 갈 때마다 히든 스페이스에서 묵은 건 아니다. 하지만 히든 스페이스에 묵지 않은 이유는 더 나은 곳을 발견한 게 아니라 더 저렴하고 편한 곳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예산이 모자라서 혹은 몸치의 요가 수련을 위해 요가원 근처에 얻기도 했다. 나는 여유만 있다면 무조건 히든 스페이스에 머물 것이다. 연락을 자주 못하는 게으름뱅이라 물론 호스트 Nutth은 이 마음을 모르겠지만... 후후후

 

태국 치앙마이 숙소 추천 hidden space 반캉왓 왓우몽
큰 객실 앞 휴식 공간, 저 멀리 보이는 정자는 작은 객실 전용, 왼쪽 아래에 보이는정자는 큰 객실 전용이다

 

태국 치앙마이 숙소 추천 hidden space 반캉왓 왓우몽
정자 아래에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시며 정원을 바라바도 좋음

 

이런 사람, 이런 여행이라면 추천

  1. 이번엔 멍 때리고 싶다: 부식가게에서 네스퀵 사서 정자에서 정원 바라보며 마시면 천국이다.
  2. 나는 조용한 사람이고 조용한 곳을 좋아한다: 창문에 유리가 없어서 내가 만든 소음과 남이 만든 소음에 취약할 수 있다. 다만 거의 독채라 층간 소음 따윈 없고, 큰길 가가 아니라 자동차 소음이 거의 없고, 동네 분위기 자체가 평화롭게 조용하다. 
  3. 콘도, 리조트, 호스텔 다 지내봤다, 새로운 곳이 필요하다 : 히든 스페이스의 숙소 포지션은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듯. 콘도만큼 편리하진 않지만 있을 건 다 있고(키친, 인터넷, 바로 옆 코인세탁기, 고양이 등등) 깨끗하다. 리조트만큼 크진 않지만 리조트만큼이나 푸릇푸릇한 귀여운 정원이 있다. 독채는 아니지만 독채다? 정말 로컬처럼 살 수 있다.
  4. 치앙마이 웬만한 곳은 다 가봤다: 치앙마이 스폿에 대한 호기심을 다 충족했다면 이곳에서 며칠 쉬면서 왓우몽 산책 다니고 인근 맛집만 다녀도 행복할 듯. 
  5. 자동차, 오토바이가 있다: 난 어느 것도 운전하지 못해서 잘 모르지만 주차 가능하고, 오토바이가 있다면 정말 최고의 여행지가 될 수 있다. 시내는 아니지만 사실 시내에서 멀지 않기 때문!
  6. 혼자 여행이다 : 무엇보다 호스트가 친절하고 골목 사람들이 누가 누구인지 다 알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곳보다 안전하고 편하게 느껴졌다.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면서도 외롭지 않은 느낌?
  7. 호스트인 Nutth은  왓파랏 사원으로 향하는 몽크 트레일 트레킹, 커피 전문가와 함께하는 현지 카페 투어, 1960년대 빈티지 카메라에 담는 치앙마이 에어비앤비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나는 빈티지 카메라 프로그램을 신청했었는데, 빈티지 카메라 소개/사용법을 알려준다. 또, 날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원하면 반캉왓 등으로 나가 스냅을 직접 찍어주기도 한다. 촬영한 필름과 함께 디지털 파일을 함께 보내준다.(시일 소요)

 

부대시설(기억을 더듬어....)

반려동물 안됨, 에어컨 없지만 시원함.(겨울엔 오히려 추울 정도) 와이파이 빵빵, 자전거 사용 가능, 옆 집이 코인 세탁기 주르륵, 옆옆집 구멍가게, 골목 앞집 가정식 식당, 공용 키친 겸 휴게 공간(냉장고, 가스레인지, 조리도구 및 식기류, 물), 객실 내 전기 주전자, 드라이기, 컵 기타 등등 

 

치앙마이 히든스페이스 에어비앤비 페이지 확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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