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침사추이에 위치한 구룡 공원 Kowloon Park은 혼자 놀기 좋은 곳이다. 홍콩 친구는 회사 때문에 바빴고, 홍콩섬의 센트럴, 셩완은 애당초 마스터했다. 새로운 곳을 찾아 헤매다 구룡 공원을 알게 되었고, 기대 없이 갔는데 하루를 꽉 채우고 나왔다. 침사추이의 화려함에서 잠시 떠나고 싶을 때, 숨어들어 쉬어 가면 좋을 곳이다.
구룡 공원 Kowloon Park은 발음에 따라 카오룽 파크, 주룽 파크 등으로도 읽을 수 있는데 홍콩섬 너머 구룡반도에서 가장 큰 공원이다. 식민지 시절 홍콩의 빅토리아 하버는 이상적인 함선 정박지였고, 빅토리아 하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현재 구룡 공원 부지는 최적의 군사 기지 자리였다. 1861년에 영국군이 구룡반도를 점령하게 되면서 윗필드 기지 Whitfield Barracks라는 이름의 군사기지로 사용되다가 1970년 구룡공원으로 탈바꿈했다. 1989년에는 로열 홍콩 경마클럽 Royal Hong Kong Jockey Club의 지원으로 300만 달러가 투입된 리모델링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완성하게 되었다.
부지 면적 총 13.3헥타르(대략 133000제곱미터) 부지에 홍콩 문화유산 박물관과 실내 수영장, 스포츠센터, 놀이터, 쿵후 코트 등 운동 시설과 플라밍고, 하와이안 거위, 백조들의 보금자리인 조류 호수 Bird Lake와 각종 앵무새가 서식하는 새장 Aviary 등이 빼곡히 자리하고 있어 일단 발을 들이면 재미있는 구석이 꽤 많다. 홍콩에서 가장 큰 쇼핑몰로 맛집과 명품 브랜드가 모여 있는 하버시티 몰에서 가깝다. 하버시티에서 칸톤 로드 Canton Rd 방면으로 나와 길 건너 실버코드를 가로질러 나와 대각선 건너편으로 들어가면 가장 가깝다. 더 쉽게 말하면 하버시티에서 칸톤로드 방향으로 한 블록 지나 건너면 구룡 공원이다. 이 루트로 오면 아래 지도 왼쪽에 동그라미 표시된 서쪽 출구 Kowloon Park South Gate로 들어오게 되는데, 화살표 방향으로 따라가면서 군데군데 들러가며 구경해 보면 좋다.
Kowloon Park 22 Austin Road
MRT 침사추이 역(Tsim Sha Tsui Station) A1 출구, 입장료 무료
야외 시설 : 5:00 am-자정까지 / 새장과 조류 호수는 6:30 am-6:45 pm(3월 1일-10월 31일), 6:30 am-5:45 pm(11월 1일-2월 31일)
홍콩 문화유산 박물관 Hong Kong Heritage Discovery Centre에서 휴식하기
구룡 공원 안에 위치한 홍콩 문화유산 박물관, 혹은 홍콩 문화유산 센터 Hong Kong Heritage Discovery Centre는 옛 기지의 S61, S62 두 건물을 개조한 박물관이다. 1983년부터 1998년까지는 홍콩 역사박물관 Hong Kong Museum of History으로 사용되다가 침사추이 이스트에 뮤지엄 지구가 건설되면서 그쪽으로 옮겨가고 2005년부터 홍콩 문화유산 센터로 용도를 바꾸게 되었다. 상설 전시 및 특별 전시가 열리고 강의실, 체험 공간, 그리고 자료 도서관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중국식 기와지붕, 습한 기후를 고려하여 환기가 잘되도록 높은 층고와 반지하 구조를 도입하는 등 높은 영국 식민지 건축 스타일과 홍콩의 기후를 고려한 특유의 로컬 건축 스타일의 조화도 엿볼 수 있다. 이 건물의 전시와 역사 모두 흥미롭지만 오래된 반얀트리(아마도)를 중심으로 푸릇푸릇하게 조성된 시원한 홀 벤치에 앉아 중정에 내리쬐는 햇빛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구룡 공원의 백미, 조류 호수 Bird Lake와 새장 Aviary
구룡 공원의 백미는 찌를 듯한 홍콩 특유의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정성스럽게 보존된 오래된 나무와 풀들, 그리고 그 한편에 자리 잡은 조류 호수와 새장이다. 특히 레서 플라밍고, 그레이터 플라밍고 등 홍학 무리들이 떼 지어 다니는 모습을 곁에서 볼 수 있는 조류 호수 Bird Lake는 꼭 들러볼 만하다. 플라밍고뿐 아니라 코스코로바 백조, 하와이안 구스 등 호수에 서식하는 다양한 조류들이 유유자적하는 모습에 마음의 평화도 덩달아 찾아온다. 앵무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호수 옆의 새장 Aviary도 꼭 찾아보자. 파란 머리 아마존 앵무새, 아프리칸 회색 앵무새, 코뿔새 등 다양한 새들이 수다스럽게, 익살스럽게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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