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치앙마이 일 년 살기에서야 근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람푼은 지난해 9월에 Hidden Space 주인장 Nutth이 LONG LAMPHUN(ลองลำพูน)이라는 커뮤니티 페스티벌에서 에어비앤비 호스팅 경험을 공유하는 강의를 하러 가는 길에 따라 나서 처음으로 방문했고, 지난주에 한번 더 다녀왔다. 자연스럽게 구석구석 둘러보고 사람들과 이야기할 기회도 생겼는데, 양지바른 이 동네를 자주 와서 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여기 참 'Human scale'이구나. 나 같은 느린 사람이 밥 먹고 차 마시고 미니밴을 타고 돌아가도 시간이 남는 곳.
취향을 담은 집, Temple House Lamphun
두 번째는 치앙마이 사는 한국 친구와 함께였다. 친구는 람푼이 더 깨끗하고 반듯한 치앙마이 미니미 같다는데 맞는 말 같다. 그래서 치앙마이처럼 특별히 할 일도 없다. 다른 분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 테라코타 카페 등 몇 가지 스폿이 있는 것 같은데 아직 가보지 못했다. 나는 람푼처럼 'Human Scale' 여행자라 아직 올드타운에 맴맴 도는 중이다. 아마 가장 큰 이유는 템플하우스 람푼(Temple House Lamphun)인 것 같다. 람푼 구석구석 훌륭해 보이는 카페가 더 있는데, 아직은 몇 번 더 가고 싶다.
'템플하우스 Temple House'라는 이름은 하리푼차이 사원(Wat Phrathat-Haripunchai Woramahawihan) 바로 앞에 있어서 지은 이름인 듯한데 물어보진 않았다. 처음 갔을 때 관계자들을 따라 우르르 밥 먹고 나오는데, 꼭 다시 와야지 마음에 저장했다. 갤러리 겸 카페 겸 레스토랑으로 취향을 듬뿍 담은 집에 문을 열어둔 것 같은 분위기, 우리 집이었으면 좋겠다. 밖에서 보면 그냥 지나칠 정도로 평범한데, 막상 들어가면 편하고 구석구석 재미있다. 창밖에 하얀 사원이 없다면 어디 유럽 같기도 하고.
1층 구석구석 지역 작가들의 그림, 도자기, 프린트, 아트북 등을 전시, 판매한다. 티셔츠와 잼, 소스 같은 인근의 특산품도 진열되어 있는데 같은 제품들을 찡짜이 마켓 good goods에서 본 것 같아 굳이 사지는 않았다. 2층은 아담한 전시 공간에 도자기와 그림, 람푼 도시 모형이 전시되어 있고, 한편에는 사무실인 듯 작업실인듯한 공간도 있다.
친구가 예쁜 말 장식 2개를 구입했다. 디자인에 따라 가격이 좀 차이가 있지만 각 3000밧 정도. 들어갈 때부터 유심히 고르더니 한참을 고민하다 사는 친구가 너무 예뻤다. 친구 첫 컬렉션, 그 순간에 내가 있었다니. 나이 들어 주책인 건지 요즘은 이런 순간이 감동이다. 찰칵.
메뉴는 매번 조금씩 바뀌는 듯. 지난번엔 태국 가정식 메뉴가 주였는데, 새 메뉴를 받아 보니 브런치와 퓨전 파스타 스타일이었다. 스탭이 추천해준 이산 소세지 파스타에 까르보나라, 라떼 2잔, 바나나 케잌까지 야무지게 먹었다. 기절할 만한 천상의 맛은 아니지만 공간처럼 정갈하고, 신선하고, 맛 좋다. 다해도 500밧 이하였으니 가격도 꽤 합리적이다.
바나나 케잌이 범상치 않다 했더니 뒷문으로 나가는 길에 중정을 지나니 작은 베이킹 작업실에서 직접 케잌을 만들고 있었다. 다음에 가면 홀 케잌을 한번 사들고 와야지. 맛도 있겠지만 좋아하는 가게에서 이것 저것 사서 집에 돌아가면 기분이 좋다.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사는 것처럼.
템플하우스 람푼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templehouselamphun
단맛에 진심, Jim's Ice Cream + SUKSUD
가장 더울 때 들어와 프랑스 사람처럼 2시간 동안 먹고, 구경하고 3시쯤 길을 나섰다. 사실 눈부신 만큼 괴로운 햇빛이 두려웠다. 사원을 돌아볼까, 박물관을 들어가볼까 기웃기웃 거리다 향한 곳은 Jim's Ice cream. 배도 부르고,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걸으면서 아이스크림을 빨고 싶었다. 토끼가 저리 귀여운데 안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Thai tea 맛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들고 젊은이처럼 사진도 찍고, 다시 길을 나섰다.
지난 번에 Nutth 부부가 데려다준 아이스크림 가게 SUKSUD도 즐거웠다. 난 아이스크림 맛을 잘 모르는데 젤라또에 슈크림까지 한 가득 사서 기분 좋게 돌아왔으니 분명 맛있는 집이다. 람푼 올드타운에서 치앙마이 반대 방향, 자동차로 20분 거리의 한적한 주거지 골목 안에 있었는데 본관, 별관할 것 없이 손님이 꽉 차 있었고, 단맛 감별사인 Nutth 부부의 평가에 따르면 맛있는 집이란다. 그럼 맛있는 집이지.
SUKSUD 페이스북 페이지 V
https://www.facebook.com/suksud.th/
치앙마이-람푼 고무나무 길, Lamphun Road(ต้นยางใหญ่สองข้าง)
치앙마이에서 람푼을 찾는 이유 중 하나, 바로 고무나무 길이다. 인터넷에서는 Chiang Mai-Lamphun Road(ถนนเชียงใหม่-ลำพูน)구글 맵에서 Old Rubber Tree Road라고 치면 나온다. 태국어로 '두 그루의 고무나무'라는 뜻의 ต้นยางใหญ่สองข้าง라고도 하고, Highway 106이라고도 부른다. 지난 번에 지났던 이 길을 친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어서 나선 길이었는데, 갈때는 고속도로로 가는 바람에 못 봤다. 치앙마이에서 람푼 가는 길이 두 가지이기 때문. 돌아오는 길에는 구글 맵에 Old Rubber Tree Road를 경유지로 찍고 찾아갔다.
125살 이상 먹은 1500여 그루의 고무나무들이 줄 지어서 있는 모습은 장관 그 자체, 첨부한 영상보다 실제가 더 아름다워서 꼭 지나가는 걸 추천. 돌아오는 길에 보는 풍경도 아름답지만 개인적으로 람푼으로 가는 길이 더 아름답다. 결국 같은 길이지만. ㅎㅎㅎ
람푼 총평
매번 날씨가 좋았고, 같이 간 사람들도 아름다웠다.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최고 맛집도 아니고 세상에 없는 핫한 카페가 있는 곳은 아니다. 하지만 걸을 만한 거리에 둘러볼 만한 사원도 있고, 우아한 카페도 있고, 도시 맛나는 아이스크림 집도 있다. 흡사 치앙마이 올드타운의 미니미 버전 같기도 하고. 나는 작아서 무리하지 않아도 둘러볼 수 있는 람푼의 사이즈가 너무 좋았다. 결론은 기대하지 않고 가면 실망도 없다!
별 일 없어 좋은, 치앙마이
치앙마이 가성비 호텔 : 판비만 스파 리조트 Panviman Spa Resort
치앙마이 가성비 호텔 : 판비만 스파 리조트 Panviman Spa Resort
치앙마이에는 가성비 호텔 및 리조트가 꽤 많은 편. 판비만 스파 리조트 Panviman Spa Resort 도 그중 하나다. 처음 반나절까지는 좀 별로인가 했는데 조식을 먹고 체크아웃까지 마치니 다시 오고 싶
themasterofnone.tistory.com
치앙마이 여행 최애 코스: 아사마 커피(Asama Coffee & Roastery) + 크루아 야(krua ya)
치앙마이 여행 최애 코스: 아사마 커피(Asama Coffee & Roastery) + 크루아 야(krua ya)
내 치앙마이 여행 최애 코스는 아사마 커피(Asama Coffee & Roastery)와 바로 옆에 위치한 크루아 야(krua ya) 레스토랑에서 오전 시간을 보내기. 한국으로 치면 타운하우스라고 할 수 있는 무반 단지 내
themasterofnone.tistory.com
치앙마이 원데이클래스: 이름처럼 느긋하게 슬로핸즈 스튜디오 Slow Hands Studio
치앙마이 원데이클래스: 이름처럼 느긋하게 슬로핸즈 스튜디오 Slow Hands Studio
치앙마이에 누워 지내다 좀이 쑤시면 원데이클래스를 해보자. 도자기 공방 슬로핸즈 스튜디오(Slow Hands Studio)는 두 달간 머물었던 왓우몽 인근의 히든스페이스 바로 옆 골목이라 알고는 있던 곳,
themasterofnone.tistory.com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5년 5월 1일부터! 태국 디지털 입국 카드(TDAC,Thailand Digital Arrival Card)’ 꼭 신고하세요 (2) | 2025.04.08 |
---|---|
고양이와 치앙마이 일년살기, 받고 일년 더 : 반려동물 가능 콘도 (10) | 2025.03.28 |
치앙마이 가성비 호텔 : 판비만 스파 리조트 Panviman Spa Resort (4) | 2023.10.02 |
치앙마이 원데이클래스: 이름처럼 느긋하게 슬로핸즈 스튜디오 Slow Hands Studio (3) | 2023.09.12 |
태국 왕실 PICK 쇼핑리스트, 로열프로젝트 (5) | 2023.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