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또 가고, 최애 홍콩 맛집 TOP 5

홍콩 맛집은 셀 수 없이 많다. 단,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을 뿐. 최애 여행지, 출장으로 홍콩을 오가면서 가고 또 가고 또가는 내가 꼽는 홍콩 맛집 TOP 5를 소개한다. 길거리 음식부터 미슐랭 파인다이닝까지 맛집의 범위는 다양하지만 특별한 날 특별하게 먹는 음식이 아니라 오다가다 매일 들르게 될 식당과 길거리 음식 위주로 골랐다.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는, 탐자이 

한국에서 운남쌀국수하면 침사추이 맛집 성림거 운남쌀국수를 떠올리지만, 홍콩 사람들이 닳도록 드나드는 집은 결국 탐자이(TAMJAI)다. 홍콩에서 탐자이라고 하면 보통 탐자이 삼거 미시엔(譚仔三哥米線, Tamjai Samgor Mixian, 2008~), 탐자이 운남 미시엔(譚仔雲南米線, TamJai Yunnan Mixian, 1996~) 두 개의 브랜드 모두를 가리키는데 맛도 메뉴도 거의 비슷해서 어디를 가도 무방하다. 원래는 탐자이라는 이름으로 가족이 운영하다가 아지센 라멘 그룹에 인수한 것이 탐자이 운남 미시엔, 셋째 아들이 2008년부터 설립하여 운영하는 브랜드가 탐자이 삼거다.  탐자이 홍콩 친구들한테 물어봐도 지점 별로 약간씩 차이는 있어도, 브랜드별 차이는 거의 못 느껴서 보이는 대로 들어간다고 한다. 두 브랜드 모두 체인점이라 홍콩 전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어서 편하게 들어가서 맛있는 끼니를 챙길 수 있어 강력하게 추천한다. 

 

상단은 탐자이 삼거 미시엔, 하단은 탐자이 운남 미시엔의 로고다

 

얼핏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탐자이 주문 방법은 간단하다. 취향대로 토핑(Toppings)-수프(Soup Base)-맵기를 고르면 된다. 개인적으로 삼겹살(Pork Belly), 부추(Chinese Chive), 유부(Tofu Puff) 세 개의 토핑을 추가해서 먹는 것을 선호한다. 토핑 1가 포함된 기본 가격은 28 HKD, 토핑을 하나 추가할 때마다 6 HKD가 추가되므로 보통 40 HKD 정도 지불하곤 한다.

 

 

 

 

어묵(Fish Tofu), 소고기(Beef), 돼지 간(Pig's Liver) 등 다양한 토핑이 있으니 좋아하는 토핑이 있으면 얼마든지 추가할 수 있다. 수프 베이스는 다 먹을 만하지만 마라 맛과 비슷한 계열인 쓰촨 스파이시 수프(Sichuan Spicy Soup 혹은 Hot and Numbing Soup), 매운 걸 못 먹는 사람이라면 토마토 수프(Tomato Soup)가 무난하고 맛있다. 매운 걸 잘 먹는 사람이라도 3단계 이상의 맵기를 선택하면 고통스러울 수 있으니 주의한다. 

 

 

탐자이의 토마토 수프(위)와 스촨 스파이시 수프(아래)

 

 

홍콩 국민 간식, 마미 팬케이크 에그 와플

홍콩은 에그 타르트도 유명하지만 나는 에그 와플(까이딴자이, 雞蛋仔)을 더 좋아한다. 홍콩식 에그 타르트보다는 패스트리 질감의 포르투갈/마카오식 에그 타르트를 선호하기도 하고, 한국에서 맛있는 에그타르트 찾기는 쉽다. 하지만 현지의 맛을 내는 바삭하면서 푹신한 퍼프의 에그와플은 국내에 전무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홍콩에 갈 때마다 아쉽지 않게 많이 먹어두자는 생각이다.  노스포인트의 유명한 에그와플 집인 Lee Keung Kee며 Egg Bakery도 찾아봤지만 내 입맛에는 너무 유명해서 에그 와플의 고유명사나 다름없는 마미 팬케이크(Mommy Pancake)가 제일 맞다.

 

이것저것 토핑을 추가하면 한 끼 식사로도 모자라지 않다. 팬데믹 이전에는 지점이 더 많았는데 몇 군데 폐점하고 10군데 정도가 현재 영업 중이다. 주로 코스웨이베이 역 지점을 이용하는 편, 하이산 플레이스(Hysan Place), 리가든(Lee Garden) 등 쇼핑몰이 지척이고 샤리샤리 카키고리 하우스, 버블티 엔조(OneZo) 등 훌륭한 디저트 가게가 밀집한 골목이라 함께 방문하곤 했다. 워낙 중심가라 대기가 있을 수도 있지만 비교적 회전이 빠른 편이라 기다릴 만하다.

 

마미팬케이크 코스웨이베이 지점 간판

녹차나, 누뗄라 등을 토핑해 먹을 수 있다

 

 

비주얼 깡패의 달콤함, 샤리샤리 카키고리 하우스

오픈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핫한 샤리샤리 카키고리 하우스는 일본식 빙수점이다. 일본식 빙수인 카키고리(かき氷)는 얼음을 곱게 갈아 다양한 시럽을 뿌리고, 아래 사진처럼 간단한 토핑을 올리는 정도라 생과일 토핑과 팥이 듬뿍 들어간 한국식 빙수보다 좀 더 라이트 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헤이즐넛 초콜릿, 바나나 헤이즐넛, 호지차, 민트 초콜릿, 얼그레이 종류가 다양한 편, 친구와 난 호지차 키나코 크림, 스트로 베리 스페셜, 바나나 등을 먹었는데 모두 실패 없는 맛이었다. 센트럴과 코스웨이베이 2군데 지점이 있는데 나는 보통 마미팬케이크 코스웨이지점에 갈 때 함께 묶어 방문한다. 

 

샤리샤리에서 먹었던 다양한 시럽과 토핑의 카키고리

 

 

 

밥도 파는 디저트 정원, 삼수이포 텐위엔팡 甜圓坊

짜장면도 별로 좋아하지 않던 내가 중화요리에 눈을 뜬 건 영국에서였다. 홍콩 친구의 손에 이끌려 차이나타운의 대만 레스토랑에 첫발을 디뎠고, 대만 음식과 디저트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거듭났다. 디저트 정원이란 뜻의 텐위엔팡(甜圓坊)은 다시 그 친구의 손에 이끌려 찾은 삼수이포의 대만식 스낵바다.

 

간단한 식사류 및 디저트를 판매하는데, 코코넛 밀크 등 각종 음료수에 녹두, 타로볼, 과일, 팥, 허브젤리 등을 넣어 먹는 바오빙(刨冰, Taiwanese Shaved Ice)이라는 대만 디저트를 먹기 위해 방문하는 손님이 대부분이다. 친구와 나는 보통 다진 돼지고기를 간장에 푹 조려 밥 위에 올려주는 루로우판(滷肉飯, 다진 돼 기고기간장 양념덮밥), 타이완식 닭튀김, 볶음면에 계란을 추가한 식사를 하고 디저트로 마무리하곤 한다. 

 

 

 

 

길거리 딤섬 탑, 홉익타이 창펀

TOP 5의 마지막은 당연히 홉익타이의 창펀이다. 창펀은 쌀가루로 만든 피를 돌돌 말아 쪄내고, 거기에 소스를 뿌려 먹는 단순한 음식, 길거리식 딤섬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마라 어묵, 볶음면 등과 함께 길거리 음식들의 대표 메뉴 중 하나다. 사실 단순한 맛이라 어디서 먹어도 맛있지만, 삼수이포의 홉익타이 창펀은 어나더 레벨이니 근처를 지난다면 꼭 방문해 보길. 호불호가 있을 수 있어서 굳이 찾아가라고 할 순 없지만, 메이호하우스와 전자상가, 두부 푸딩 등 다른 볼거리, 먹거리와 함께 삼수이포를 누벼볼 생각이 있다면 무조건 들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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