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왕실이 고르고 고른 쇼핑리스트, 바로 로열프로젝트 Royal Project다. 직역하면 '왕실 사업' 정도. 입헌군주제 왕실의 흔한 자선 활동을 떠올리겠지만 태국의 로열프로젝트는 왕실이 직접 개입하여 눈에 보이는 결과 얻어 더 의미 있다. 그 덕에 태국 북부 고산족 사람들의 삶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했고, 소비자 및 여행객들에겐 믿을만한 쇼핑리스트가 생겼다.
1969, 황폐한 마을을 살려라
1969년, 태국 국왕이었던 라마 9세(King Bhumibol Adulyadej, 킹 푸미폰 아둔야뎃)의 흐몽 힐 부족 방문은 로열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린 역사적인 순간이다. 당시 라마 9세는 겨울이면 치앙마이의 푸핑 궁전(Bhubing Palace)에서 지내며 인근 지역 주민들의 생활을 살폈고, 흐몽 힐 마을 방문도 그중 하나였다. 도이뿌이(Doi Pui) 산간의 흐몽힐 부족촌(Hmong Hill Tribe Village)은 양귀비 재배로 겨우 생계만 이을 정도로 가난할 뿐 아니라, 사회, 문화적으로도 소외된 지역이었다. 그래서 교육, 의료 및 교통 기반 시설이 전무한 상태였고, 약 대신 아편을 사용해서 주민들의 중독도 심각했다. '화전'으로 인한 산림 파괴도 큰 문제였다. 한마디로 몸도, 정신도, 환경도 황폐한 상태였다. 이는 흐몽힐뿐 아니라 과거 '골든 트라이앵글'로 악명 높던 치앙라이, 매홍손, 람푼, 파야오 등 라오스, 미얀마와 맞닿은 국경지대와 치앙마이 산간지방을 포함한 북부 고산지대 전체가 직면한 고민이었다.
사정을 직접 확인한 라마 9세는 이 지역 주민들이 수익이 적고 일 년에 한 번만 수확할 수 있는 아편 대신, 복숭아처럼 일 년 내내 경작할 낼 수 있고, 부가가치가 높은 작물을 찾아 대체하길 원했다. 그래서 개인 재산 200,000밧(현재 기준 한화 약 6천만 원가량)을 까셋삿 대학교(Kasetsart University)의 온대 과일 전문 도이뿌이 연구소에 기부하고,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복숭아를 고산지대 기후에 맞게 개량하는 연구를 의뢰했다. 바로,'로열프로젝트'의 첫 번째 프로젝트였다. 이를 시작으로 초기에는 온대 작물, 과일, 꽃으로 경작 종목을 대체하는 데 집중하였고, 점점 산하 연구소와 농장 수를 확대하여 생산량 증대를 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지금까지 총 38개의 개발센터를 설립하여 운영 중이다.
1980, 로열프로젝트의 이름으로
1980년은 '로열프로젝트 Royal Project'가 정식 명칭으로 채택된 해다. 그 이름에는 많은 역할이 담겨 있다. 왕실과 재단 그 자체를 의미하고, 수행하는 연구소와 계획 전반을 지칭하는 이름이기도 하다. 그렇게 생산된 농작물과 제품을 파는 가게는 로열프로젝트 숍, 요리를 만들어 파는 곳은 로열프로젝트 키친이다. 권위를 가진 태국 왕실이 생산하는 믿을 만한 제품과 브랜드가 탄생한 것이다.
기세를 이어 딸기, 커피, 차, 다양한 허브 등 추가로 고산 지형에 맞는 작물을 찾아 틈새시장을 개발하고, 교육 보건, 시설 개선까지 범위를 확장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지역 농민들에게 유기농 재배법을 알리는 일에 박차를 가했다. 산간의 나무를 베지 않고도 작물을 경작할 수 있는 혼농임업(Agroforesty)을 도입해 생산력과 자연 보호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병충해 집중 관리 연구를 통해 품질을 상승시키는 노력도 멈추지 않았다. 재단을 통해 다양한 계획을 감독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본격적인 브랜딩을 통해 가치를 상승시켰다.
Present, 로열프로젝트와 숫자들
총 16만 8천 445명, 3만 9천277 가족. 로열프로젝트로 삶이 긍정적으로 변화한 사람들의 숫자다. 한 가정당 연간 수입 평균은 4,000밧에서 140,000 밧으로 평균 35배 이상 증가했고, 산간 황폐화가 줄어들고, 토양 침식이 완화되는 등 자연환경도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인프라를 확충하고 재단 차원에서 고산족의 문화를 보전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지속 가능한 성장과 지역 커뮤니티의 발전을 함께 이뤄낸 것이다. 자연스럽게 여행객들도 찾아들었고, 이에 화답하듯 숙소, 식당을 만들었다. '아그로투어리즘(Agro-tourism)', 즉 농업(Agriculture)과 관광(Tourism)이 합쳐진 새로운 여행 장르가 자리 잡았고, 이는 자연스러운 추가 수입으로 이어졌다.
밑줄 쫙, 쇼핑 방법 및 매장 위치
태국 전역의 로열프로젝트 숍에서 꿀, 허브, 과일, 야채, 유제품, 축산물, 곡물, 스낵 등 식품뿐 아니라 헤어, 바디 케어, 치약, 화장품 등 개인위생 용품, 그리고 커피, 허브티, 꽃 등 특산품까지 현재 700여 종 가량의 다양한 생산품을 구매할 수 있다. 치앙마이 대학교 후문 근처 농대에 있는 수텝 로드 지점과 아웃렛이라 규모가 큰 매히아 점이 제품이 다양하고 규모가 커 볼거리가 많다. 또, 로열파크 랏차프륵 인근의 매히아 점에는 로열프로젝트 키친도 있어 함께 들러봐도 좋다. 이 밖에도 아래와 같이 태국 전역에 분포되어 있지만 인근이 아니라면 굳이 찾아갈 필요는 없다. 태국 내 대부분의 백화점, 슈퍼에서도 구매할 수 있고, 타이 항공 케이터링, 레스토랑, 음식 산업, 호텔 등 기업 단위로 식재료를 공급한다. 온라인으로는 동남아 대표 쇼핑몰인 라자다(Lazada), 쇼피(Shopee)에서 공식 브랜드 몰을 운영 중이고, 메신저 라인의 Line My Shop 채널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태국 내 매장 위치 및 운영시간
| 지점 이름 | 도시 | 영업시간 | 위치 및 구글 맵 링크 |
| 매히아(아웃렛) | 치앙마이 | 8:00-18:00 | 로열파크 랏차프륵, 인근에 로열프로젝트 키친이 있음 |
| 로터스 캄티앵 마켓 | 8:00-17:00 | Lotus Kham Thiang Market | |
| 치앙마이 공항 | 6:30-20:00 | 치앙마이 공항 1층, Gate 3 | |
| 센트럴 플라자 치앙마이 에어포트 | 11:00-21:00 | 지하 1층 | |
| 89 플라자 | 8:00-18:00 | 89 plaza | |
| 수텝 로드(치앙마이 대학교) | 8:00-18:00 | 농업대학교 근처(후문 인근) | |
| 센트럴 치앙라이 | 치앙라이 | 11:00-21:00 | 지하 1층 |
| 센트럴 우돈타니 | 우돈타니 | 10:30-21:00 | 지하 1층 |
| 어떠커 시장 | 방콕 | 8:00-18:00 | Or Tor Kor Market(짜뚜짝 시장 건너편) |
| 까셋삿대학교(Kasetsart University) | 8:00-17:30 | Kasetsart University | |
| 올드 시암 플라자(Old Siam Plaza) | 9:00-18:00 | 올드 시암 플라자 내 | |
| 돈므앙 공항 1 | 6:00-19:00 | 돈므앙 공항 제1터미널, 3층, Gate 8 | |
| 돈므앙 공항 2 | 6:00-19:00 | 돈므앙 공항 제2터미널, 3층, Gate 15 | |
| 봉막쉐 마켓 | 8:00-19:00 | Bon Marche Market | |
| 라마티보디 병원 | 8:00-19:00 | Ramathibodi Hospital | |
| 수완나품 공항 | 6:00-22:00 | 국내선 2층(Domestic Passenger Hall) | |
| 왕땡(Red palace วังแดง) | 7:00-19:00 | 방콕 국립도서관 인근 | |
| 퓨처파크 랑싯(Future Park Rangsit) | 파툼타니 | 10:30-21:00 | 지하 1층 |
도이퉁 로열프로젝트 Doi Tung Royal Project와의 차이점
마트에서 도이퉁(DOI TUNG)이라는 상표가 붙어있는 커피, 티 등 다양한 제품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도이퉁 프로젝트(Doi Tung Royal Project)'를 통해 생산된 상품들이다. 역시 태국 왕실의 속해 있고, 지역 주민들의 수입 증대, 삶의 질 개선, 그리고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따로 또 같이'의 개념이다. 로열프로젝트가 푸미폰 국왕이 시작하여 태국 북부 고산지역 일대 전반을 아우른다면, 도이퉁은 1988년 푸미폰 국왕의 어머니 쓰린가린다(Princess Mother Srinagarindra)가 주도하여 관리했다. 치앙라이의 도이퉁 지역에 집중하며, 사회, 교육, 문화 개선에 좀 더 깊숙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다면 아래 한겨레 기사를 읽어보면 된다. 기사 내에서 쓰린가린다 여사는 상완이라는 이름으로 표시되어 있다.
도이퉁 프로젝트의 배경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한겨레 기사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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