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치앙마이에서 처음 요가에 입문했다. 당시 애니블리스 Annie Bliss Yoga는 내가 살던 난다마리 아파트 1층에 있어서 무제한 패스를 끊고 5개월 동안 매일 다녔다. 그랬더니 허리가 안 굽혀져 세수를 못했던 내가 고무줄 인간(철저한 내 기준..)이 되어 있었다. 팬데믹이 터져서 지난 3년간 한국에서 돌아오지 못했고, 수련도 하지 않았다. 물론 다시 통나무 인간이 되었다. 그래 이제 그만 돌아가 고무줄 인간이 되자.
나의 애착 요가원을 소개합니다
근 3년 만에 요가를 하고 오랜만에 꿀잠을 잤다. 맞아 이거야. 사실 요가원을 고르는 데 절대 기준은 없다. 각자 다른 계기가 있고, 같은 경험이라도 받아들이는 방법이 다르다. 개인적인 타이밍도 중요하다. 처음에는 애니가 잡아주어도 도무지 균형을 잡지 못했다. 이 사람이 나를 놓치지 않을까 하는 잡념이 몸의 균형을 잃게 만들었다. 하지만 함께 수련을 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 애니를 믿고 기대게 되었다. 아 시키는 대로 하면 다치지 않겠구나. 선생님이 할 수 있다면 할 수 있는 거구나. 결국 내가 필요할 때 애니가 그곳에 있었고 다행히 좋은 분들과 즐거운 경험을 했다. 결국 선택의 문제다.
카리스마 있고, 똑 부러지고, 치앙마이 대학교에서 체육학 박사학위까지 딴 그녀는 객관적으로 봐도 훌륭한 선생님이다. 특히 초심자라면 위화감 없이 시작할 수 있어 좋다. 나처럼 소심한 인간도 오케이. 너무 푸시하지도, 내버려 두지도 않는다. 맥시멈 9명, 다른 곳에 비해 소수로 운영하기 때문에 한 명 한 명 이름을 불러가며 핸즈온으로 고쳐주며 자세를 봐준다. 지적받는데 이상하게 부끄럽지 않고 파이팅 하게 된다. 좀 더 쉽게 묘사하면 리더십 있는 동아리 선배 같은 느낌이랄까.
호환마마보다 영어가 두렵다고요?
레슨은 기본적으로 영어로 진행된다.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쉬운 단어만 사용하고, 꾹꾹 눌러 발음하는 태국 영어는 한국인에 찰떡이라 왜 이렇게 잘 들리는 것인가 하며 도리어 내 귀를 의심할 수 있다. 다만 첫날은 긴장해서 안 들릴 수 있는데 허둥대고 있으면 조용히 다가와 도와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두 번째 날은 뜻을 몰라도 단어의 의미를 몸이 기억하고 따라가는 진귀한 경험을 할 것이다. 정 두려우면 일단 inhale(인헤일, 들이마시다), exhale(엑스헤일, 숨을 내쉬다)만 외우고 오면 된다. 그리고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누군가 홀연히 한국어를 가르쳐버렸다. 모르고 있다가 내 귀에 꽂히는 "무릎 꾸피고오오~"를 듣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여러분 노워리. 좀 있으면 유창하게 하실 거 같아요.
와일드로즈 요가 일타 강사의 미니 요가원
애니는 치앙마이 대표 요가원 와일드로즈(Wild Rose Yoga)의 일타 크루(Kru)이기도 하다. 치앙마이의 요가 커뮤니티는 촘촘하게 이어져 있어서 선생님들이 여기저기 오가며 레슨을 한다. 마찬가지로 코로롱 전에는 애니블리스의 스케줄도 와일드 로즈만큼 촘촘하고, 다양한 크루들이 요가클래스를 진행했다. (외국인 수련생이 많이 줄어서 지금은 애니만 가르친다) 그래서 숙소가 올드타운 쪽이라면 와일드로즈에서도 애니의 수업을 들을 수 있고, 더 저렴하다. 하지만 낯가리는 나는 소수 정예를 좋아해서 애니블리스를 선호한다. 자세한 수업 분위기가 궁금하다면 아래 난다마리 아파트 포스팅을 살펴보자.
치앙마이 한 달 살기 숙소 추천 구 난다마리 현 Baan Ton Tongkwao
애니블리스 수업료, 시간표, 예약 방법 및 위치 확인하기
수강료는 75분 기준 1회권은 350밧, 10회권은 3000밧이다. 10회권은 한 달 이내에 사용해야 해서 여행자는 바빠서 남길 수도 있다. 나도 어학원 시간과 겹쳐서 고민했는데 계산해 보니 8번만 가더라도 손해는 아니라서 안되면 남기기로 했다. 현금과 GLN을 이용해 QR 결제도 가능하다.
수련 시간표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페이지, 구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매달 시간표가 바뀌고, 한 번씩 외부 크루를 초빙해 특강을 할 때도 있다. 레벨과 수업 내용이 함께 표기되어 있기 때문에 내가 맞는 수업을 골라 듣거나 메시지로 조언을 구하면 된다. 비기너라면 Basic Level 수업을 듣는 것이 좋다. 아니면 Multi-Level에 가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따라 해도 절대 불편하지 않다.
삼 년 전에는 플라잉 요가도 야심 차게 했었는데 옮긴 이후로 기구를 정리한 것 같다. 나는 안 아프려고 운동하는 생존형 만년 비기너라 가리지 않고 되는 대로 듣는다. 매트, 블록, 사물함 등 모든 게 준비되어 있어 맨몸으로 오면 된다. 단, 아끼는 개인 매트가 있다면 가져와도 되고, 들고 다니기 번거로우면 스튜디오에 보관할 수 있다. 물론 여자 수강생이 대부분이지만 남자 분도 매번 한 분씩은 있었다. 에어컨은 틀지 않으니 오기 전에 에어컨을 한껏 쐬고 들어오거나 선풍기 앞에 자리 잡는 추천. 그리 덥지는 않지만 운동량이 엄청나므로 땀이 많이 난다.
하루 전 왓츠앱이나 라인을 통해 예약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주에 5회 출석하며 관찰한 결과 워크인하는 수강생도 꼭 한 명씩은 있더라. 물론 권장하지 않는다. 장소가 넓지 않아서 매트 자리가 없으면 헛걸음할 수 있다. 하루 전에 예약을 못했다면 당일이라도 메시지를 보내 자리가 있는지 물어보자. 수업 중이라 당장 대답을 못할 수도 있지만 확인하면 빠르게 답장해 준다.
애니블리스 요가 예약하기
왓츠앱 혹은 라인에 전화번호 (+66) 080 420 7947을 등록하고 친구 추가 후 메시지를 보내면 된다.
(+66은 태국 국가번호)
애니블리스는 한 달 살기 숙소로 유명한 님만 해민 피티 레지던스 1층, 더 미러와 같은 단지 내에 위치해 있다. 나도 고양이만 아니었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여기에 머물렀을 텐데 받아주지 않아 눈물을 머금고 그랩을 타고 럭셔리하게 통학하는 중이다. 허허허
치앙마이에서 힐링하기
치앙마이 여행 최애 코스: 아사마 커피(Asama Coffee & Roastery) + 크루아 야(krua 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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