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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런던 동물원 ZSL LONDON ZOO 일 년 멤버십 해본 사람 여기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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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 살러 가니 일상이 멤버십이었다. 코딱지만 한 플리마켓이라도 웬만한 행사는 티켓을 사야 입장할 수 있는 문화라 어디 계산기 두드려보면 1일권 사느니 연간 멤버십 가입하는 게 더 저렴한 경우도 많았기 때문. 런던 동물원도 그런 경우, 1일권 금액이 어마어마했고, 이것저것 할인을 받으면 세 번만 가도 뽕을 뽑을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런던 동물원 실버 회원이 되었다. 
 

리젠트 파크 내 영국 ZSL 런던 동물원 LONDON ZOO 입구에 있는 곰모양 동상
런던 동물원 ZSL LONDON ZOO

 
 

3-4회 이상 방문 계획이 있다면 연간 멤버십 추천

런던 동물원 1일권 금액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몇 번 갈 예정이라면 연간 회원권을 구매하는 게 이득이다. (아니면 동물원 방문과 다른 관광지 입장권이 포함된 런던 패스를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1회권(single ticket)을 구매할 경우 3세 이하 어린이 무료를 제외하고 16세에서 64세 사이의 어른은  가장 저렴한 오프피크 티켓을 구매해도 27.73£, 여기에 학생 할인을 더해도 24.95£라는 만만치 않은 금액이기 때문이다. 당시에 나는 full-time 학생이었기 때문에 성인 티켓에서 더 할인받을 수 있는 Concession(할인) 금액 혜택을 받을 수 있었고, 여기에 영국 은행 데빗카드가 있어서 추가 20% 할인까지 더해져 무한 입장 가능한 가장 저렴한 멤버십인 Silver membership를 72.45£를 지불한 것 같다.(현재 홈페이지 기준으로 환산해 본 것, 금액이 오른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일반 여행객은 학생 할인이나 데빗 카드 할인이 해당되지 않을 테니 온라인에서 성인 silver membership를 카드로 구매할 경우 100.63£정도 되니 네 번 정도 가면 남는 장사인 셈. 물론 2-3달 지내는 장기 여행자가 아닌 이상 굳이 일 년 회원권을 끊을 가능성은 높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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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cession 멤버십이란?

기관이나 상점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사람에게는 할인 요금 혹은 혜택을 제공하는 걸 Concession이라고 한다. 런던 동물원의 경우 65세 이상 어른/ 장애가 있는 사람 / 풀타임으로 등록한 학생(영국 대학은 part-time으로 등록할 수도 있다, 대신 그만큼 학업 기간이 늘어난다. 보통 유학생들은 part-time일 경우 학생 비자를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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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혜택 적용되지 않은 온라인 연간 멤버십 가격

 

가고 싶을 때마다 가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곳

사실 동물원이 아니라도 런던은 볼 게 많아서 굳이 계산기 두드리지 않고 깨끗하게 포기해도 된다. 나는 학교에서 스케치 트립을 런던 동물원으로 정했기 때문에 계산기를 들었지 그게 아니었다면 근처도 가지 않았을 사람 중 하나이기도 하다. 평소에도 그렇게 동물원을 찾아다니는 사람도 아니었고. 하지만 지금은 런던에서 오래 지낼 사람이라면 강추한다. 동물원을 일 년 내내 저렴하게 갈 수 있는 것 아니라도 런던에서 가고 싶을 때 편하게 들어갈 곳 하나 있다는 것이 큰 위안이었다. 생각이 많아질 때마다 어둑한 아쿠아리움에 들어가 실내 벤치에 앉아 멍하니 물고기들을 바라보았다. 방해받지 않고 혼자 산책할 수 있는 프라이빗 가든이 되어 주기도 했다. (비싸서 그런지 평일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한적한 카페에서 커피만 먹고 오기도 하고, 정기적으로 호랑이 사육장 근처의 저울에서 몸무게를 체크했다. 어디를 가건 입장료를 내야 하는 런던에서 가고 싶을 때마다 가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곳이 생겼다고 치면 남는 장사였다. 참 귀한 곳이었다.
 
 
 

리젠트 파크 내 영국 ZSL 런던 동물원의 호랑이 사육장
호랑이 사육장, 저 멀리서 호랑이가 걸어오고 있다

 
 

리젠트 파크 내 영국 ZSL 런던 동물원 LONDON ZOO 아쿠아리움 수족관
머리가 복잡할 때 아무도 없는 수족관에서 물고기를 바라보곤 했다

 
 
 

영국 런던 동물원 티켓 예약 ZSL LONDON ZOO 스케치 여행
학교에서 지정한 스케치 트립 장소라 시작한 런던 동물원 멤버십

 
 
 
 
 

보통 동물들이 평화롭게 사는 곳, 런던 동물원

나는 사실 동물에 대해 잘 모른다. 3년째 함께 사는 고양이도 아직 어떤 놈인지 속을 잘 모르겠다. 동물원이라 봤자 과천의 현대미술관 갈 때 들른 서울대공원 정도이고, 찾아가는 타입은 아니었다. 그래서 비교대상은 없지만 런던 동물원이 어디 가서 모자라지는 않는 것 같다. 1828년 4월 27일에 처음 문을 열었으니 중간에 이사하긴 했지만 200년이 넘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원이다. 런던 타워 Tower of London에서 리젠트 파크 Regent Park로 이사하면서 리젠트 파크 동물원 Regent's Park Zoo라고 불리기도 한단다. 내가 다닐 때는 에버랜드의 레드판다처럼 힙한 동물들을 보지는 못한 것 같다. 그냥 보통 동물들이 평화롭게 사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하트 모양의 부지에 호랑이, 사자, 원숭이, 펭귄, 미어캣, 레무르, 고릴라, 새와 나비, 물고기, 곤충, 파충류 등 다양한 동물의 집이 있는 평범한 동물원이다. 우리나라 대형 사설 동물원에 비하면 파빌리온이나 사파리가 그렇게 크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하지만 아름답게, 영국 답게 꾸며져 있다. '영국 답다'는 말은 뭘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영국 답다'라는 의미는 자연스럽고, 거칠고, 수수하지만 따뜻하다는 뜻이다. 오래된 나무가 쓰러진 주위로 모여든 덤불, 군데군데 들풀들이 자라고 갈대가 우거져 있는 런던 동물원의 자연스러운 정원과 사육장은 특별하지 않아도 편안하고 아름다웠다. 그 속은 모르겠지만 그곳에 살고 있는 동물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생각했었다.

 

 
 

런던 동물원 대스타 호랑이

 
  
 

리젠트 파크 내 영국 ZSL 런던 동물원 LONDON ZOO에 살고 있는 라마 2마리
햇볕쬐는 라마

 
 
 

리젠트 파크 내 영국 ZSL 런던 동물원 LONDON ZOO 정원
나 특 영국다운 풍경

 
 

끔찍한데 너무 웃긴 표지판들

유학생이라고 하지만 이미 늙어버린 머리라서 항상 영어가 모자랐다. 그래서 누가 영국식 유머를 해도 그렇게 잘 알아듣지 못하고, 한 박자 늦게 알아채곤 했다. 뭔 말이여 황당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좋아한다 영국식 유머. 그래서 동물원 구석구석 어처구니없는 표지판들도 너무 좋아했다. 이곳의 표지판들은 끔찍한데 웃기다. 고기 덩어리에 다리를 붙여 그려놓고 "이게 호랑이에게 보이는 당신 모습이다. 넘어가지 마시오" 라던지, 동물을 만지지 말라는 경고로 "원숭이에게 먹이를 주려다가 손가락이 9개 남은 노먼"을 소개하는 식이다. 
 
 

리젠트 파크 내 영국 ZSL 런던 동물원 LONDON ZOO 안전 표지판
호랑이에게 우리가 어떻게 보이는지 일깨워주는 표지판 ㅎㅎㅎㅎ

 

리젠트 파크 내 영국 ZSL 런던 동물원 LONDON ZOO 안전 표지판
원수이 먹이 주다가 손가락이 아홉 개가된 노먼의 교훈

 

마치 한 편의 연극 무대처럼, 디스플레이가 압권

내가 런던 동물원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연극 무대를 떠올리게 하는 디스플레이다. 특유의 사르케스틱한 영국 유머도 찾아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아래 사진처럼 거북이 우리는 중국식 주방을 떠올리게 꾸며 놓는 식이다. 괴팍하지만 또 재미있다.  당장이라도 집어서 쓸 것처럼 툭 던져 놓은 소품들이 하나하나 모여 각각의 콘셉트를 완성한다. 마치 리얼하지만 리얼하지만은 않은 연극 무대처럼. 평소에 무대나 세트에 관심이 많아서 기억하고 싶어서 하나하나 열심히 들여다봤지만 사진을 봐야 어렴풋이 떠오르는 기억이 야속하다. 

 
 

중국식 키친 컨셉으로 꾸며진 ZSL 런던 동물원 LONDON ZOO 거북이 수조 디스플레이
중국식 식당 컨셉의 거북이 우리, 용봉탕이 떠오르는 건 나뿐일까

 
 

화장실 컨셉으로 식물들과 함께 꾸며진 ZSL 런던 동물원 LONDON ZOO 디스플레이
화장실 컨셉의 사육장

 

정글 컨셉으로 꾸며진 ZSL 런던 동물원 LONDON ZOO 내 아쿠아리움 수조 모습
런던 동물원 아쿠아리움, 수족관이라고 해야 하나

 

투박한 영국식 소품들로 꾸며진 ZSL 런던 동물원 LONDON ZOO 아쿠아리움 디스플레이
해리포터가 떠오르는 으슬으슬한 컨셉의 우리

 

런던 동물원 ZSL LONDON ZOO 가는 법

런던 동물원은 지하철에서 멀어서 교통이 편하진 않다. 출발지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캠든 타운 역 Camden Town Station에서 내려 274번 버스를 타고 London Zoo  정류장에서 내려 다시 8분 정도 걸어 들어가야 하니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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