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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홍콩 스탠리 마켓에 꼭 가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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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마켓을 '꼭' 가야 하는 이유는 힐링이다. 홍콩 하면 끝이 보이지 않는 마천루, 활기찬 도시 풍경과 길거리 음식, 쇼핑센터를 떠올리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바다와 넓은 녹지 공간을 품은 보물 같은 힐링 여행지다. 그중에서도 스탠리 마켓 일대는 힐링 오브 힐링. 무조건 자연만 있는 게 아니라 머레이 하우스, 블레이크 피어 등 홍콩의 역사를 담은 랜드마크와 로컬 풍경도 함께 담고 있어 꼭 들러 보길 추천한다. 

 

애버딘-스탠리 마켓을 잇는 해안 드라이브

스탠리 마켓은 지하철이 없기 때문에 버스나 택시로 이동해야 한다. 나도 애버딘 Aberdeen에 위치한 숙소에서 버스를 타고 갔다. 애버딘에서  73번을 타면 스탠리 마켓에서 가까운 스탠리 빌리지 쪽에서 내리고, 973번을 타면 도교 사찰인 퀀 윰 사원 버스 정류장에서 내린다. 둘 다 애버딘에서 해안선을 따라 리펄스베이 Repulse Bay를 거쳐 오는 루트를 지나기 때문에, 2층 버스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해안 드라이브만으로도 사실 충분히 즐거웠다. 나는 973번을 탔는데 정류장에서 머레이 하우스 Murray House까지 내려가는 길 중간중간 마항파크 Mahang Park 등 공원을 지나고 뷰포인트와 산책로가 아름다워 추천한다. 
 

Kwun Yum Buddhist Monastery; Cape Road 버스정류장에서 머레이 하우스로 향하는 길에 만난 눈부신 바다
버스정류장에서 머레이 하우스로 향하는 길에 만난 눈부신 바다

 

스탠리 베이 머레이하우스 가는 길에 만난 마항파크의 뷰포인트
마항 파크 인근의 뷰포인트에서 경치를 감상하며 내려오는 길

 

스탠리 베이 도교사원
근처에 도교 사원 때문일까 곳곳에 이런 포인트가 있다

 

홍콩의 역사를 담은 머레이 하우스와 블랙피어

머레이 하우스는 원래 센트럴에 있었다. 영국 식민지 시절인 1846년에 지어진 빅토리안 양식의 건축물로 일본 점령 시기에는 일본 군 경찰의 본부로 사형이 집행된 곳으로 악명 높았다. 그래서일까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한참이나 지난 1960-70년대까지도 홍콩 사람들은 이 건물을 귀신 들린 곳으로 여겨 엑소시즘 의식을 두 차례나 했다고 전해진다. 1982년, 뱅크 오브 차이나 타워 Bank of China Tower가 센트럴 부지에 들어서기로 하면서 머레이 하우스의 3000개가 넘는 벽돌을 색인하고 해체하여 보관하다가, 2001년 지금의 스탠리 베이에 다시 지었다.

 

 

 

완전히 세상에 공개된 건 2002년, 20여 년이 훌쩍 지난 지금은 홍콩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복원 초기에는 홍콩 해양박물관 Hong Kong Maritime Museum이 1층에 있었는데 전시장 부족 등 여러 이유로 2013년 센트럴 지역의 Pier 8으로 이전했고, 지금은 그 자리에 전망 좋은 타파스, 비어하우스 등이 자리하고, 귀신 나오던 건물을 옮겨온 곳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평화롭고 이국적인 바이브만 흠뻑 담고 잇다.
 

 

머레이 하우스에서 바라본 스탠리 베이의 배들

 

머레이 하우스에서 바라본 스탠리 베이 풍경

 

홍콩 머레이하우스에 위치한 이국적인 분위기의 타파스 레스토랑
머레이 하우스에 있는 타파스 레스토랑

 
머레이 하우스의 레스토랑이나 스탠리하우스의 전망 좋은 해산물 레스토랑에서 분위기를 잡아도 좋지만, 대부분 맛보다는 자리값이라 스탠리 플라자에서 간단한 간식거리와 음료를 사서 산책하듯 즐겨도 좋다. 머레이 하우스 바로 옆에 위치한 스탠리 플라자는 스타벅스, 맥도널드, KFC 등 프랜차이즈 커피 및 레스토랑부터 한식, 베트남 음식, 태국 음식 등 다양한 레스토랑에 슈퍼마켓까지 입점해 있는 linkhk라는 쇼핑몰이 있어, 관광지 가격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햇빛 좋은 날엔 스탠리 플라자 앞 광장에 쪼그리고 앉아 햇살 받으며 다양한 사람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홍콩 스탠리베이 머레이하우스 옆 스탠리플라자에서 바라본 광장 모습
스탠리플라자에서 내려다본 광장, 노천에 앉아 커피 마시며 사람 구경 하면 즐겁다

 
블레이크 피어 Blake Pier는 머레이 하우스 옆에 위치한 작은 선착장이다. 블레이크 피어의 역사도 머레이 하우스만큼이나 다사다난하다. 블레이크 피어도 처음엔 스탠리가 아니라 란콰이퐁 근처의 페더 스트리트 Pedder Street 끝자락에 위치했다. 간척 사업 전이라 센트럴 일대는 다 바다였다고. 구룡반도와 홍콩섬을 오가는 잇는 지점이자, 영국에서 새로운 총독이 부임하거나 VIP가 방문할 때 이용하던 선착장이라 로열 피어 Royal Pier로 불리기도 했다.

 

 

 

 

선착장이 지어졌을 당시에는 블레이크 피어의 상징인 에드워디안 스타일의 철강 구조와 지붕은 없었다. 하지만 1909년 지금의 구조가 추가되었고, 1965년 센트럴 개발 사업으로 해체되어 보관 중에 다시 구룡반도의 모스파크  Morse Park로 옮겨졌다. 마침에 스탠리 베이에 완전히 자리 잡은 건 2006년이다. 이제는 애버딘과 포타이 섬 Po Tai Island을 오가는 작은 배들과 낚싯배 정도만 머물다 가는 곳으로 선착장보다는 여행객들이 그늘에서 쉬며 바다를 바라보는 관광 명소로 더 유명하다.
 
 

스탠리 베이 머레이 하우스 옆의 선착장 블레이크 피어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들
머레이 하우스 옆의 선착장 블레이크 피어

 

 
사실 스탠리 마켓은 특별한 물건을 파는 시장은 아니다. 기념품, 보세 의류, 잡화, 소품 등 몽콕 등 다른 홍콩의 시장에 가도 살 수 있는 흔한 것들을 팔고 규모도 그리 크지 않아 볼거리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곳으로 향하는 이유는 스탠리 마켓과 스탠리 베이 일대가 가진 특별한 분위기 때문이다. 오래된 로컬하우스와 지중해 스타일의 상점들, 영국 식민지 시절 지어진 콜로니얼 양식의 건물들, 로컬 마켓, 그리고 바다가 만들어내는 묘하게 평화로운 분위기는 어디에도 없는 스탠리스러운 매력을 품고 있다. 
 

홍콩 스탠리 베이 한 건물의 고양이
한가로운 스탠리 베이의 고양이를 한참 바라보았다

 
 

홍콩 스탠리 마켓의 인형 가판대
특별할 것 없지만 아름다워 보이는 스탠리 마켓 풍경

 
 

홍콩 스탠리 마켓 노란 레스토랑
스탠리 마켓에서 가장 눈에 띄는 노란 레스토랑, 몇 번인가 이름을 바꾼듯

 

리펄스 베이 끝 버스 정류장에서 비탈길을 따라 스탠리 베이로 향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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